심심해서 써보는 포지션 정리
주식시장에는 투자자 만큼이나 다양한 매매 전략이 있다.
이 매매 전략을 분류하는 기준 중 하나로 투자 기간이 있다.
크게 장투, 스윙, 데이트레이딩, 스캘핑으로 분류할 수 있다.
포지션을 왜 알아야 할까?
주식은 학교와 달리 교과서가 없어서, 맘대로 말하고 맘대로 알아듣는다.
예를 들면 똑같은 20일선을 누구는 황금선, 누구는 세력선, 누구는 생명선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손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손절하지 말라고 한다.
같은 용어를 이렇게 다르게 쓰는 이유는
바로 말하는 사람의 포지션, 즉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히나 주식 관련하여 공부를 할 때는 말하는 사람의 포지션을 알고 그 사람의 말을 잘 걸러 듣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손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단기투자자의 말은
회전율을 극대화 하여야 하는 포지션의 맥락에서 '손절'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기업가치', '펀더멘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장기투자자의 말은,
종목당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중요 요인이 되는 장투 포지션의 맥락에서 이해하여야 한다.
이렇듯 상대의 포지션을 생각하면서 들으면, 불필요한 소음을 줄여 내게 맞는 조언을 걸러 들을 수 있다.
또한 내 포지션을 정하고 매매를 해야, 스트레스 없는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
이건 주린이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특성인데, 본인의 매매 스타일에 대한 자각이 없기 때문에 이리저리 남들을 따라하다가 쉽게 지친다.
기왕 시작한 주식 오래오래 잘 먹고 살고 싶다면, 본인의 매매 스타일을 잡으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오늘은 이렇듯 주식의 기본이 되는 포지션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다.
장기투자
누군가는 6개월이상 보유하는 것은 장투로 분류한다고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10년 이상 보유해야 장투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좀 더 명확한 분류를 위해
6개월의 장투는 Trading에 가깝고
10년 이상의 장투는 Investing에 가깝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Trading과 Investing의 의미에 대해 알아야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Investing 전략에는 출구전략이 명확하지 않거나 없다.
사실 주식시장에서 Trading과 Investing을 논하는 것은 잘 와닿지 않으므로 부동산시장을 예로 들어보면,
Trading은 단기성 지역 수급 또는 세법 허점을 이용하여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매매법이라 할 수 있고
Investing은 지역 입지 및 이후 미래 흐름을 고려하여 임대수익과 함께 장기 자산 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매매법이라 할 수 있다. 이 경우, 죽을 때까지 집을 팔지 않을 수도 있다!
위 의미로 본다면 장기투자 내에서도 개념이 확실하게 나뉘는 것을 알 수 있다.
존리는 Investing의 장기투자자인거고,
박영옥은 Trading의 장기투자자인 것이다.
사실 궁극적으로는 Investing의 장기투자가 가장 가성비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놓고 묻어놓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으니)
적은 자본금으로 주식시장에 입성한 개미투자자의 입장에서 가장 선택하기 어려운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스윙
기간만큼이나 정의가 다양하지만 통상 2주~3개월 보유하는 포지션을 말한다.
데이트레이딩에 실패시 스스로를 합리화할 때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투자금 10~20억 이상부터 가장 많이 잡는 포지션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가장 많은 투자자들이 여기에 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 포지션이 뭔지 잘 모르겠으면 그냥 스윙이라고 하면 된다.
스윙 포지션에서는 수익률 중시형과 회전율 중시형으로 또 한번 세부분류를 나눠볼 수 있다.
수익률 중시형은, 목표가가 올 때까지 무한정 기다리는 방법이다. (따라서 장기투자와 포지션이 겹친다.)
회전율 중시형은, 목표가보다 최대기간을 중시하여 손절 후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는 방법이다.
수익률 중시형은 종목당 회전율을 포기하는 대신 종목당 비중조절로 적은 비중의 여러 종목을 편입하여 계좌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회전율 중시형은 주도 테마를 항상 트래킹하며 돈의 흐름을 체크하는 소양이 중요하다.
데이트레이딩
전업투자자들이 가장 많은 포지션이다.
흔히 말하는 '방구석 트레이더'라고 하면 여기 속한다고 보면 된다.
말만 주식투자자지, 경우에 따라 업무 강도(?)는 회사원과 비슷하다.
매일 출근해서 매일 돈을 벌겠다는 것이 이 포지션의 원칙이다.
당일 매수, 당일 매도를 원칙으로 하며
예외적으로 오버나잇까지 허용하기도 한다.
여기서 실패하면 이제 스윙 포지션으로 가게 된다.
데이트레이딩의 핵심은 '회전률'이다.
즉, 수익률보다 회전률을 중시함으로써 매매 횟수를 늘려 확률의 이점을 최대한 누리는 전략이다.
따라서 시나리오에서 이탈하였을 때 칼손절을 하는 것이 기본 소양으로 요구된다.
-5%도 견디기 힘든 개미투자자가 함부로 도전했다가 손절만 100번하고 욕하며 주식시장을 떠나게 만드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개미투자자가 소위 '고수'를 따라하다가 망했다고 할 때 그 '고수'가 속하는 포지션이다.
스캘핑
초단타라고도 하며, 단 몇 분 몇 초의 손실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보수적인 포지션이다.
아비트리지 매매 등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투자전략이 여기에 속한다.
리스크는 줄이고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정신력을 요구한다는 단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노가다와 굉장히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확률에 의존한 매매를 해야하며
펀더멘탈은 거의 무시되어도 상관 없는 매매전략이 여기에 속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나를 알아가는 첫걸음으로 포지션 정하기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